사업명을 묻기 전에 문제의 경계를 정한다

AI로 공모과제를 찾을 때 가장 흔한 첫 질문은 “우리 지역에 맞는 사업명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이 질문은 빠르지만 답은 대개 비슷하다. 플랫폼 구축, 거점 조성, 역량 강화처럼 익숙한 단어가 이어지고, 왜 지금 이 사업이 필요한지는 비어 있다. 공모과제 발굴의 출발점은 이름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문제의 범위를 정하는 일이다.

먼저 지역, 대상, 불편, 변화 징후를 한 문장에 넣는다. “○○군 청년을 위한 사업”보다 “○○군에서 창업 후 2년 안에 사업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청년 사업자의 이탈 원인과 줄일 수 있는 개입 지점을 찾는다”가 낫다. 아직 확인하지 못한 부분은 사실처럼 채우지 않고 ‘검증할 가정’으로 표시한다. AI가 근거 없이 빈칸을 메우는 것을 막는 첫 장치다.

질문은 근거·제약·출력 형식까지 묶는다

좋은 질문은 다섯 요소로 구성할 수 있다. 문제 상황, 영향을 받는 대상, 확인된 근거, 실행 제약, 원하는 출력 형식이다. 예를 들어 “최근 3년 인구이동 통계와 상인회 설문을 바탕으로, 빈 점포 증가의 원인을 수요·공급·운영 측면에서 나누고, 지자체가 1년 안에 시험할 수 있는 개입안 세 가지를 제시하라. 각 안에는 필요한 추가 자료와 실패 조건도 적어라”처럼 요청한다.

여기서 예산 한도, 사업 기간, 조례나 시설의 제약, 이미 시행 중인 사업도 함께 알려야 한다. 그래야 기존 사업을 이름만 바꾼 제안을 줄일 수 있다. 출력 형식에는 ‘정책 대상과 수혜 경로’, ‘중앙부처 사업과의 연결 가능성’, ‘확인이 필요한 법령과 통계’를 포함시킨다. AI의 역할은 정답을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검토할 가설을 넓고 빠르게 배열하는 것이다.

결과는 원문과 현장으로 두 번 검증한다

AI가 제시한 부처명, 공모명, 지원 조건, 통계 수치는 곧바로 제안서에 옮기지 않는다. 해당 기관의 공고문, 사업지침, 법령, 국가통계 원문을 다시 연다. 다음 연도 사업이 아직 공고되지 않았다면 ‘확정’이 아니라 ‘준비 가설’로 관리한다. 유사 사업의 전년도 조건은 참고자료일 뿐 다음 연도의 지원 규모와 자격을 보장하지 않는다.

AI가 제안한 여러 후보는 같은 기준표로 비교한다. 문제의 심각성, 정책 대상의 명확성, 기존 사업과의 차이, 담당 조직의 실행 역량, 공고가 없어도 준비할 수 있는 자료를 항목별로 적는다. 점수는 자동 결론이 아니라 토론의 순서를 정하는 보조도구다. 근거가 약한 후보는 높은 점수를 주지 말고 ‘추가 확인’ 칸으로 돌린다.

두 번째 검증은 현장 언어다. 행정이 정의한 문제와 주민·기업이 겪는 불편이 같은지 확인한다. 통계상 수요가 있어도 이용 시간, 이동 거리, 담당 인력, 운영 주체가 맞지 않으면 사업은 멈춘다. 후보별로 ‘누가 어떤 행동을 바꾸는가’, ‘그 변화를 무엇으로 측정하는가’, ‘실패하면 무엇을 중단하는가’를 적으면 아이디어가 실행계획으로 좁혀진다.

민감한 자료는 입력 전에 분리한다

공모기획에는 주민 명단, 상담기록, 기업 매출, 미공개 예산안처럼 보호가 필요한 정보가 섞인다. 외부 생성형 AI에 원문을 그대로 넣기 전에 기관의 보안지침과 서비스의 데이터 처리 설정을 확인해야 한다. 개인정보는 제거하거나 범주화하고, 기업명과 계약 조건은 가명·구간값으로 바꾼다. 공개 가능한 통계와 내부 검토자료를 나누고, 필요한 경우 승인된 전용 환경만 사용한다.

질문과 답변의 버전, 참조한 공식 원문, 사람이 수정한 판단도 남긴다. 그래야 숫자가 바뀌거나 공고가 나오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추적할 수 있다. 좋은 AI 질문은 그럴듯한 문장을 얻는 기술이 아니라, 지역의 문제를 증거와 제약 안에서 다시 보는 기획 절차다. 질문이 바뀌면 과제명보다 먼저 대상과 변화 경로가 보이고, 공고가 열렸을 때 준비된 검증 목록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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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공식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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